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회장인 마르코스고메즈 바이엘코리아 사장은 3일 "한국의 노사는 서로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문제삼을 것, 충돌될 것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국제사회에 비춰진 한국의 이미지는 싸우고 충돌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고메즈 회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EUCCK 신임회장단 기자회견에서 파이낸셜 타임즈에 실린 한국 노동자들의 집회 사진을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사관계의 기본은 의사소통, 상호신뢰, 공동목표를 위한 노력"이라며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요구사항을 제대로 알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협상이 이뤄지는 것인데 한국 노사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노동 관련법이 더 유연해져 다른 국가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기업은 시장상황에 따라 인건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유를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며 "기업은 수익성 있는 성장을 목표로 하며, 수익성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안정된 사회.경제적 환경, 훌륭한 인력, 예측가능성, 경쟁력 있는 조세제도 등을 바람직한 투자여건으로 꼽고 "15년후 투자의 미래를 추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이런 여건을 갖췄다고는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외국투자자들은 투자처가 최소한 20년간은 안전하길 기대하는데 한국은 북한문제 때문에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동북아 경제중심 정책 성공여부도 외국인투자회사를 얼마나 유치하느냐로 판가름나며,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허브가 되려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셉 데이 EUCCK 부회장은 정부가 네덜란드형 노사관계 모델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 "한국과 네덜란드의 노사환경은 유사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분명히 있으며, 따라서 네덜란드형 노사관계 모델 도입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는 서로 문화가 다른 여러 집단이 수백년간 조화를 이루며 생활하는 과정에서 공감대를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풍토가 만들어진 반면 한국은 공감대 형성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네덜란드 노사모델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노사환경은 70년대 영국의 모습"이라며 "영국의 경우 노조가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해 짧은 시간에 유럽에서 신뢰할 만한 노사관계를 가진 나라로 손꼽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조는 불필요한 행동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UCCK 부회장인 제롬 스톨 르노삼성 사장은 "어느 기업이든 기본적인 경영지침이나 규정이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 자체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며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유연성, 경쟁력,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국제시장에서 경쟁하는 세계적 산업이 됐으나 자동차업계의 노사문제가 어떤 상황인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르노삼성은 노조는 없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노동자 대표들과 자유롭게 논의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