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식 신노사모델을 도입하려는 청와대의 움직임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네덜란드 방식의 '노조의 경영 참여' 부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고 노동계는 '임금인상 요구 자제와 사회보장 축소'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특히 재정경제부 노동부 등 정부 주무부처들도 청와대 정책실(이정우 실장)이 사전 정책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발표, 혼선만 부채질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재계는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새로운 노사모델에 노조의 경영 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활동 위축을 가져와 결국 막대한 산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매년 협상철만 되면 불법파업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하며 전투적 노동운동을 펼치는 우리나라 노동계 풍토에서 경영 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재계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려면 해고가 자유스럽고 불법파업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미국식 모델을 채택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정부의 구상에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노동계는 노사 의식 수준이나 경제환경 등이 다른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무조건 도입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대신 임금을 동결하고 해고를 자유스럽게 허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국장은 "물가는 매일 뛰고 자식들 교육은 시켜야 되는데 임금인상을 억제하라고 한다면 그게 먹혀들겠느냐"면서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상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홍보실장도 "노사간 힘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계의 더 많은 희생을 전제하는 것"이라며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은 우리나라 노사 풍토에서는 안먹힌다"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서도 한국은 네덜란드와 경제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도입하려는 네덜란드식 모델은 지난 82년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으로 추락하는 등 최악의 경제난에 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게까지 경제 여건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영권 참여를 노조에 허용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노사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이상한 방향으로 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재계는 법과 원칙을, 노동계는 제도 개선을 각각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데 청와대가 나서 신노사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혼선만 부채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