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ro@lge.com 세계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져 있는 와중에도 지칠 줄 모르고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국이 최근 '사스(SARS)'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제는 '사스태풍'도 끝나고 어느 정도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지만 앞으로도 한동안 중국인들은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적지 않은 인명피해까지 봤으니 말이다. 사스태풍을 겪는 동안 중국은 마치 세계무대에서 고립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는 주변 여러 나라에 어느 정도의 서운함도 느꼈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어려움에 처한 처지가 되면 그런 생각도 드는 법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에서 사스 퇴치에 발벗고 나섰던 우리 기업에 중국인들이 마음으로부터 고맙게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자신들이 어려울 때 도움을 준 기업에 '친구'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언어와 역사,문화를 잘 아는 외국인에게 호감을 갖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좀 더 유별난 데가 있다. 그들은 쉽게 누군가를 친구로 부르지는 않지만 그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의 애정을 보내준다. 모든 일에 조급함이 없는 중국인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친구를 만드는 데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천천히,아주 오랫동안에 걸쳐 조용히 우정을 나누면서 신뢰를 축적한다. 친구의 정을 쌓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진실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어려움과 기쁨을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그들은 아주 가까운 친구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세상 일이 모두 그러하겠지만 오랫동안 쌓인 진실의 무게를 넘어서는 것은 없다. 진실은 통하게 마련이고 만리장성처럼 높고 긴 벽도 진실한 자세에는 열리는 법이다. 중국이 기회의 땅이라고 해서 기회만 찾을 것이 아니라 그들과 깊은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