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와의 합의를 어렵게 이끌어낸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협상 내용에 대한 평가나 전망 등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대폭 양보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노조와의 협상을 주도한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은 협상을 마무리지은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 나라 금융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형식적인 말을남긴 뒤 서둘러 협상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정부쪽에 대해서도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민감한 상태이므로 합의문을 낭독하지 않는 게 좋겠다. 괜한 코멘트를 하지 말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3일간에 걸쳐 마라톤 협상으로 지치기도 했겠지만 협상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은 데 대한 불편한 심기가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신한은행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 "조흥은행 노조에 줄 수 있는 것은 다 줬다"고 말하고 "많이 양보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통합을 이루자면 조흥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은 "조흥은행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을 것"라고 운을 뗀뒤 "심기일전해서 갈등을 씻어내고 건설적으로 양쪽이 발전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조흥은행을 서자 취급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홍석주 조흥은행장의 임기는 주주총회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정부와의 최종 인수 계약까지는 물리적으로 한 두 달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이번 협상에서 조흥은행 노조에 너무 많이 양보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협상이란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며 크게 손해본 것은 없다고생각한다"고 말하고 "얼핏 보면 신한이 많이 물러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합의 내용 중 많은 것은 의례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주회사내 독립법인 3년간 유지, 고용 보장, 최대한 독립 경영 보장, 조흥은행 출신의 최고경영자(CEO) 임명 등은 형식적인 것으로 어차피 지주회사로 가면당연히 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협상문에는 애매한 표현이 많다"며 "조흥은행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이름이 조흥은행이 되는 것은 아니고 임금을 신한은행 수준으로 올리는것도 첫 해에는 두 은행간 임금 격차(약 20∼30% 정도)의 30%만 맞춰 주고 이마저도경영 상태에 따라 협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3년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은행장을 조흥은행 출신으로 임명하자는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경영권을 지켜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