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4일째 총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공권력 투입 준비를 마치고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이는 조흥은행 노조 파업을 조기에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전교조 연가투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하철노조 및 철도노조 파업 등 이달말로 예정된 노동계의 `하투(夏鬪)'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파업사태를 방관할 경우 하투 대응에서 마저밀릴 것이라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또 잇단 노동계 파업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성숙, 공권력 투입에 따른 부담도한층 줄어들었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 임박설은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극적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권력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사 양측의 협상결과를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지만 경제불안과 국민생활 불편을 참고 견디기 어렵다는사회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공권력 투입의 불가피성을 시사했다. 그는 `공권력 투입시기'에 대해 "지금까지 한 말을 유추해 보라"고 답변, 신한지주금융과 조흥은행 노조가 조만간 극적인 대타협을 이루지 못할 경우 금명간 공권력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는 또 이날 낮 고건(高建)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공권력 투입여부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정부내 분위기를 감안, 겉으로는 표시를 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공권력 투입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부 분위기가 상당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마음의 준비를하고 있다"며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또 조흥은행 본관 상황을 지휘하고 있는 박노산(朴魯山) 서울 중부경찰서장이이날 오후 현장에서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흥은행 본관이나 강남 전산센터 주변에는 2∼3개 중대가 평소와 마찬가지로 경비 활동을 하고 있을 뿐 병력증강 조짐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공권력 투입 시점은 오후 협상 결과가나온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금명간 공권력이 투입될가능성이 높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조흥은행 노동조합측도 이날 오전 회의를 갖고 공권력 투입시 노조 차원의 대응방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