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에 관심을 두면 먹을게 없다지만 영양학에 대해 알면 버릴게 없어진다. 각종 비타민은 물론 칼슘 인 칼륨 나트륨 철 요오드 아연 망간같은 무기질 가운데 한 가지만 없어도 큰일 날 것같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무기질은 극히 적은 양으로 인체의 운영이나 기능에 깊숙이 관여한다. 칼슘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뼈와 이빨을 만들 뿐 아니라 혈액 근육 내장 신경 등에 포함돼 이들 조직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근육수축 작용을 하는가 하면 혈액 응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혈관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을 몸 밖으로 배출, 고혈압 당뇨 대장암 등을 예방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족하면 어린이의 경우 성장이 부진해지고 성인은 골다공증 요통 등에 시달리게 된다. 또 혈장중 칼슘이 모자라면 일단 뼈나 장기에서 보충된다. 폐경기 여성들이 골다공증에 걸리거나 아이를 여럿 낳고 고생한 사람들의 치아가 모두 망가지고 허리가 꼬부라지는 것도 칼슘이 빠져나간 결과다. 뿐만 아니라 칼슘 함량이 떨어지면 체내에 쌓이는 젖산을 중화시키지 못해 매사에 초조하고 신경질적이 된다고 한다. 커피와 탄산음료를 즐기는 스트레스 환자에게 칼슘을 공급했더니 짜증이 줄고 안정적이 됐다는 보고도 많다. 칼슘이 이처럼 신체 외형은 물론 행동과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칼슘 섭취량은 형편없다는 소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 결과 하루 평균 섭취량이 4백50∼4백96㎎밖에 안돼 권장량의 65%에 불과한데다 98년 5백11㎎보다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칼슘 섭취량이 이렇게 모자란 건 토양이 산성이어서 물 속에 칼슘이 거의 없는데다 음식으로 먹는 양도 턱없이 적고 인스턴트 식품 의존량이 늘어나는 까닭이라고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조급해하면서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게 혹 칼슘 결핍 탓은 아닌가 싶은 건 지나친 상상인가. 그렇더라도 하루에 멸치 한움큼이나 우유 3컵(우유 1백㎖에 칼슘 1백8㎎)이면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다는 얘기는 귀담아들을 만하다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