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특검팀이 17일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재소환하자 현대측은 정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팀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현대 계열사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핵심 관계자인 정 회장을 다시 불러 대질 심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만약 박 전 장관이 대출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사법처리가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 회장도 함께 사법처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특검팀 주변의 분위기다. 현대아산측은 일단 오는 27일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재개되는 금강산 관광준비에 몰두하고 있지만, 정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가 최근 합의된 대북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초조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주 정 회장 일행의 방북에 동행한 현대아산 관계자는 "자세하게 말할 수는없지만 북측에서도 특검에 대해 조심스런 관심을 표했다"면서 "정 회장의 신변 처리가 대북 사업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측은 정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와는 별도로 특검 수사의 연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산적한 대북사업 현안들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달 말 있을 개성공단 착공식과 내달에 재개될 육로 관광이 계획대로 차질없이추진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의 방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현대측 주장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미 합의된 사항일지라도 우리가 계속 종용하지 않으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는 면이 있다"면서 "정 회장의 방북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엊그제 다녀왔는데 또 간다고 하기는 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 수사가 조속히 매듭지어져 빨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