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마침내 40여일간의 업무 공백을 깨고 17일 `컴백'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업무 복귀가 이뤄지기에는 몸 상태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는 게 안팎의 평가여서 국내 최대 은행의 `구심점 공백'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경영협의회에 모습을 드러낸 김 행장은 수척한 표정이었다. 단정한 머리에 산뜻한 감색 양복 차림으로 시종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병색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고 장기간의 업무 공백을 메워 준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는 목소리에도 힘이 없어 보였다. 김 행장이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 속에 정문 출근을 하지 않고 뒷문으로 회의장에 들어간 것도 건재를 과시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행장의 이날 출근은 경영협의회만 마치고 퇴근하는 `반짝 출근'에 그쳤다. 이에 따라 과거와 같이 활기찬 표정과 거침없는 말솜씨를 기대했던 임직원들은 김 행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쉽게 씻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 행장을 지켜본 한 직원은 "너무 야위고 헬쓱해 보인다"고 걱정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격무 속에서 수시로 중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국민은행장의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건강 상태가 부적합한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행장의 건강 회복은 `시간 문제'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며칠 전 김 행장을 문병한 한 임원은 "지병인 당뇨병 증세로 회복이 더딜 뿐 몸상태가 거의 정상적으로 복구된 상태"라며 "며칠간 가벼운 업무와 함께 더 휴식을 취하면 원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의 이날 출근을 놓고 다소 무리한 구석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18일 청와대 시중은행장 회의를 앞두고 건강한 상태로 업무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출근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어쨌든 김 행장은 당분간은 경영협의회나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 `반짝 출근'하면서 업무와 치료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이 이날 임직원들에게 공언한 `은행장으로서의 소임 완수'는 결정적으로 김 행장 스스로의 건강 상태에 달려 있다는 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