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13일 법원이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자 이번 판결이 향후 재계에 비칠 파장을 우려하며 긴장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SK 사안 1심 선고에 따른 전경련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SK 문제로 인해 기업을 사랑하고 성원해 주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전경련은 오늘의 선고내용이 우리 기업이 투명성을제고해 세계적 수준에 부합하는 선진기업이 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앞으로 손길승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여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노력을 배가하고자 한다"고 밝혀 손 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지만 심정적으로 실형까지 선고한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면서 "SK그룹을 정상가동하는 것이급한데 이런 점이 전혀 감안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 에버랜드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과 관련,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은 최 회장의 주식 맞교환에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에버랜드건과는 성격이 다소 틀려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측은 최 회장의 주식 맞교환은 워커힐 주식과 SK㈜ 주식이라는 서로 다른 2개사가 개재된 사안이나 삼성 에버랜드의 CB 발행은 단일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있고 법원이 비상장 주식의 가치평가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한 회사의 CB나신주인수권부사채(BW) 가격의 고.저문제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에버랜드 CB 발행에 대한 곽노현 한국방송대학 교수 등의 배임혐의 고발건이 검찰에 계류된 상태인 만큼 비상장 주식 거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이번 판결이 검찰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본무 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의 LGCI(옛 LG화학) 주식 저가매입 의혹과 관련,지난 2월 참여연대로부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당한 LG그룹은 최 회장에 대한 법원의실형 선고에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LG측은 "99년 당시 비상장 회사였던 LG석유화학의 주식거래 가격인 주당 5천500원은 세법에서 정한 비상장주식 평가규정에 따른 가격보다 오히려 높았다"면서 참여연대의 제소를 반박하는 근거자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한화도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이나 참여연대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분식회계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놓고 뭐라 얘기하기 어렵지만 실형까지 받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며 "다른 회사의 일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