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오는 25일 총파업과 함께 전산망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고객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은행이 12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에는 예상외로 뭉칫돈이 몰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12일 조흥은행에 따르면 이날 전국 영업점에는 총파업 이후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지, 월말 자금결제가 가능한지를 묻는 고객전화가 하루종일 쇄도했다. 특히 25일이 신용카드 등의 결제일인데다 월급이 이체되는 날짜임을 들어 계좌를 아예 옮기려는 고객도 많았다. '전산 다운'이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예금인출은 물론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 등 모든 금융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조흥은행 직원들은 예금을 빼가겠다는 고객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명동지점의 한 직원은 "노조파업 영향 등을 묻는 고객전화로 종일 시달렸다"며 "파업을 연기할 수도 있고 실제 파업을 해도 고객불편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해도 고객들은 좀체 믿질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조흥은행이 지난 9일부터 3일간 예약 판매한 하이브리드채권엔 2천2백억원이 예약된데 이어 실제 판매에 들어간 12일 하룻동안 약 2천억원어치가 불티나게 팔렸다. 은행측은 금리가 연 7.8%로 높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며 13일중 목표액인 3천억원을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