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포츠그룹인 휠라가 아시아본부를 홍콩에서 서울로 모두 옮기는 계획을 한때 추진했으나 한국의 기업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휠라 본사를 공동 인수한 윤윤수 휠라코리아 대표는 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5개국의 자회사를 담당하는 휠라의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완전히 옮기고 싶었지만 여러 사업제약으로 재무 부문을 홍콩에 남기기로 했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경제 허브(중심지)가 되기에는 제약이 많다"고 밝혔다. 홍콩에 남겨진 재무 부문은 아시아본부 업무의 핵심으로 휠라 자회사들은 이곳에서 신용장 개설 등 모든 금융거래를 계속하게 된다. 윤 대표가 지목한 제약요인은 일정 규모의 외환거래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에 보고하는 등 금융관련 제약이 많고 법인세율도 홍콩이 16%인데 비해 한국은 30%선에 달한다는 것. 영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것도 걸림돌로 꼽았다. 윤 대표는 휠라USA의 임원진 3명 및 미국계 투자회사인 서버러스 등과 함께 투자회사인 SBI를 설립,휠라 본사인 휠라이탈리아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중 윤 대표와 휠라USA의 임원 3명 등 휠라 임원진 4명의 지분은 15%며 나머지 85%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서버러스가 출자했다. 인수금액은 총 3억5천1백만달러(약 4천3백억원)다. 전세계 27개국에 있는 휠라 지사는 휠라아메리카와 휠라코리아가 나눠서 관리하게 된다. 윤 대표는 이날 휠라코리아 회장 및 SBI아시아 최고경영자로 취임했으며 조선묵 휠라코리아 부사장이 휠라코리아 신임 사장에 임명됐다. SBI아시아는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과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총 15개국 17개 지사를 관리하게 된다. 1926년 설립된 휠라는 이번 매각으로 본사를 미국 뉴욕으로 옮겼다. 휠라는 지난 2001년 기준으로 전세계 50개국 9천여개 매장에서 약 1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