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내놓은 '기업투자에 있어 국내기업 역차별 보고서'는 국내기업이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홀대 받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투자와 공장증설 세금에 이르기까지 외국기업에 비해 불리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지 않은 영역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전경련 보고서가 지적한 역차별 중 그나마 세금감면 등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이유 있는 역차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차별적 혜택부여는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시행하고 있고,외국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혜택이 적다고 불평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외자유치를 위한 혜택부여와 무관한 역차별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이런 예는 출자총액제한,수도권 공장 신·증설,은행 소유지분 제한,중소기업 고유업종 참여제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정부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규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왜 국내기업에 대해서만 역차별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푼의 투자가 아쉬운 마당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출자총액제한으로 국내기업의 투자를 묶는 것이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국내자본은 은행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외국자본은 왜 은행의 주인이 돼도 괜찮은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외국기업에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면서 국내기업에는 불허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같은 공장을 외국기업이 건설하면 수도권 집중이 안되고 국내기업이 하면 집중이 되기라도 한단 말인가. 정부는 말로만 규제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시대에 맞지 않아 역차별 시비가 일고 있는 규제부터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외국기업에는 애초부터 적용이 불가능해 국내기업의 발목만 잡는 꼴이 되고 만다.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폐쇄경제 시대에나 통했던 낡은 규제를 고집하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