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더스는 의류로 치면 청바지업체며 야구선수로 치면 김인식쯤 됩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청바지,기세 좋게 치고 나가는 김인식 선수처럼 차 사장은 반짝 흥행하는 영화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가 수익성면에서 낫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또 토속정서보다 보편정서를 다룬 작품이 수출상품으로 안성맞춤이고 다매체시대에 적합하다고 여긴다. 또 인터넷 위성방송 등 새로운 미디어들이 자리 잡으면 콘텐츠 수요가 폭발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현재 27개인 판권보유 영화가 1백개 이상으로 늘어나면 작품을 추가로 만들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연간 3∼6편을 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싸이더스는 자체 프로듀서 시스템에서 성장한 김선아 최선중 김무령 신민철 임희철 이정학 등 쟁쟁한 프로듀서들을 보유하고 있다. 차 사장은 이들이 현장 감독 스태프들과 한 식구처럼 작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래야 작품 완성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제작과정에 자꾸 개입하면 감독이 자기작품으로 여기지 않습니다.저는 지난 8년간 직원을 거의 야단치지 않았습니다.야단친다는 것은 면죄부를 주는 셈이죠.욕을 먹는 당사자들은 스스로 합리화를 합니다." 싸이더스는 직원이직률이 5%이내다. 이 때문에 인력이동이 많은 영화계에서 '별종'소리를 듣는다. 그는 정이 많고 의리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스타일이다. 지난 8년간 제작자로 일하면서 지인들에게 경조사비 등으로 빌려주었다가 사정이 딱해 받지 못한 돈이 줄잡아 3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런 사정으로 그는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저의 약점이자 강점입니다.맺고 끊는게 너무 확실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니까요.그러나 요즘에는 돈 문제에 관해서는 공사를 가립니다.모기업 플레너스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은 결과지요." 그는 한번 맺은 인연을 평생 끌고 간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덕분에 '유령''무사''화산고' 등 대작들을 제작했던 인력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다음달 개봉되는 권칠인 감독의 멜로 '싱글즈'를 비롯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김태균 감독의 '조선의 주먹',민준기 감독의 '천군',김종현 감독의 '슈퍼스타 감사용' 등 액션대작에 기대를 거는 것도 축적된 노하우를 믿기 때문이다. "영화사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없습니다.영화가 제 인생과 함께 갈 수 있는 무엇이 되기를 바랄 뿐이죠.흥행을 좇는 영화가 아니라 꼭 있어야 할 작품들을 만들 겁니다." 차 사장의 영화인생은 방향이 정해져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