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원장 변상경)이 민간 기업의 `보물선' 탐사에 앞장 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연구원은 3일 동아건설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침몰 선체의 비디오 화면, 사진, 관련 사료 등을 제시한 뒤 "이 배를 (보물선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보물선' 기자회견에 확고한 물증도 없이 국책 연구기관이 나선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말 처음 `보물선' 발견 소문이 나돌 당시 동아건설 주식은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반년 후 파산선고를 받고 상장폐지돼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동아건설 주식은 최근 한달 사이 장외시장에서 3배 이상 가격이 올라, 지난 2000년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변 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탐사 작업을 해온 연구원들의 성과에 신뢰성을 더해 주고 우리나라의 심해 탐사 기술력을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변 원장은 또 "심해 탐사기술 개발과 미래 해양산업 발전을 위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며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다른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해양부 관계자는 "국책 연구기관이 발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내용을 사실로 믿기가 쉽다"면서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국책 연구기관이 나선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