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지난달 말부터 팔기 시작한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이 고객들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채권이 지금까지 8백43억원어치 팔리는데 그쳤다고 3일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팔 예정인 하이브리드채권은 이 추세라면 당초 목표인 3천억원에 미달할 전망이다. 이는 외환은행이 지난달 중순 2천5백억원어치의 하이브리드채권을 판매 이틀만에 모두 팔아 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은행의 하이브리드채권이 인기없는 것은 확정수익률이 연 6%로 고객들의 기대수준에 못미친 때문으로 금융계는 풀이했다. 특히 보름전 외환은행이 연 8.5%의 하이브리드채권을 팔아 고객들의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한 수익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에 이어 하이브리드 발행을 검토중인 조흥은행 등은 금리 수준을 얼마로 할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최대 1조3천억원어치의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초기 판매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규모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추가 발행할 채권 금리를 적정수준 이상으로 올릴 계획은 없다"며 "대신 은행의 콜옵션(조기상환권)시기 등 만기구조를 다양화해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채권은 만기 30년짜리 채권으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높이기 위해 발행하는 것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