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4:56
수정2006.04.03 14:57
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형성을 차단해 말기결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신약과 다른 약품을 함께 복용했을때 종양 크기를 상당히 줄여주는 항암제가 임상실험을 거쳐 1일(현지시간) 미국에서잇따라 발표됐다.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제39차 연례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생명공학회사 지넨테크는 말기 결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일반적인 화학요법을 쓴 비교군의 15.6개월보다 무려 5개월 이상 긴 20.3개월로 연장해줄 수 있는 신약 `아바스틴(Avastin)'의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의 위종양학자 알랭 베눅 박사는 "항암치료의진보에 관해 언급할 때 매우 보수적인 편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정말로 획기적인이정표와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바스틴은 생존 기간을 30%에서 최대 50%까지 늘려주는 것은 물론 종양의 성장을 강력히 압박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지넨테크 연구팀의 수전 헬먼 박사는 설명했다.
아바스틴의 치료 원리는 암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실어나르는혈관이 생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종양은 증식을 위해 스스로 혈관을 형성하는데 아바스틴은 VEGF라는 성장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혈관 생성 자체를 차단한다는것이다.
이같은 치료 방식은 무려 30여년 전부터 연구돼왔으나 실제 임상실험에서는 거의 모두 실패했다.
아바스틴은 유방암 치료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결장암 치료에는 특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장암은 미국에서 매년 5만7천여명이 사망해 5대 암 중 폐암에 이어 사망 원인2위를 기록하고 있는 병이다.
또 미국의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이 개발한 항암치료제 `어비턱스(Erbitux)'의 임상실험 결과도 이날 학회에서 발표됐다.
임클론의 유럽 파트너인 독일의 머크 KGaA가 영국 서리 로열마즈덴 병원 의료진과 함께 결장암 환자 3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험에서 어비턱스는 다른 약품과 함께복용했을 경우 대상자의 약 23%에서 종양 크기가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어비턱스만 단독으로 복용한 경우에는 10.8%만이 효과를 봤다.
연구팀은 어비턱스가 암 세포의 복잡한 화학적 성장 신호를 얽어매는 일종의 항체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특히 놀라운 일은 치료 요법이 적용되는 정확도가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내슈빌 밴더빌트-잉그램 암센터의 메이스 로텐버그 박사는 "아바스틴과 어비턱스는 새로운 방식으로 암과 싸우게 할 수 있는 신종 무기들"이라고 평가했다.
지네스틴과 임클론은 이들 신약의 시판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날 학회에 참가한 학자들 사이에서 이르면 오는 2004년 미국내 시판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임클론의 경우 어비턱스 개발과 관련, 지난해 전 최고경영자(CEO) 새뮤얼왁살이 이 약의 시판이 허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흘려 친척들에게 주식을 매도하게 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어비턱스의 임상실험도실패 가능성이 농후하게 대두됐으나 이날 의외의 결과가 발표됐다.
(시카고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