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의 보험영업을 평가해 우수한 실적을 보인 설계사에게 상을 주는 보험 연도대상 시상식이 5월말로 거의 마무리됐다.


연도대상은 그간의 영업성과에 대해 보상을 하고 향후 더 잘해줄 것을 격려하는 자리다.


설계사들에겐 지난 한해의 열매를 수확하고 평가받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회사별로 보험판매왕과 신인왕,부문별 수상자가 결정됐다.


보험판매왕의 경우 유독 연속 수상자가 많았다.


8년째 대상만 차지한 설계사가 있었고, 15년째 연도대상 본선에 오른 설계사도 눈에 띄었다.


영업을 잘하는 설계사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현상은 보험판매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과도 무관치 않다.


예전엔 주변의 아는 사람을 통해 연고판매, 주먹구구식 밀어붙이기 판매가 통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영업방식이 먹혀들지 않는다.


고객들은 재정컨설팅을 받기를 원한다.


보험상품에만 그치지 않고 증권 세무 부동산 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컨설팅해 주길 바란다.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때문에 전문적인 재정설계능력을 갖추지 않고선 보험왕은 꿈도 못꾸게 됐다.


판매왕들은 재정설계능력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갖췄다.


이것 외에도 영예의 판매왕에 등극한 설계사들에게선 뭔가 공통적인게 있다.


무엇보다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시간관리에 철저할 뿐 아니라 고객과의 만남을 철저하게 준비한다.


여러 종류의 신문을 매일 정독하며 이슈흐름을 쫓아간다든가, 독서나 인터넷 서핑을 통해 소양을 넓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상품을 팔기 위해 설계사 본인의 상품성부터 올리는 작업이 선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객과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대화가 끊어지지 않도록 부단히 소재개발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을 만난 다음에는 이를 기록으로 남긴다.


1만여장의 메모장을 갖고 있는 설계사도 있다.


그 기록은 추후 영업의 정보가 되고, 영업방식을 재점검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이들은 또 고객과 친화력을 높이는데 남다른 노력을 경주한다.


경조사는 기본이고, 자녀의 학교생활 등까지도 꼼꼼히 챙기며 고객과 눈높이를 맞춰 간다.


때로 보험 얘기는 뒷전이다.


설계사는 단순히 보험만 판매하는게 아니라 예기치 않은 삶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임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으면 영업은 술술 풀려간다.


판매왕들은 이미 자신에게 보험을 든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준 것 때문에 큰 덕을 봤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어떤 설계사는 한 고객을 통해 30명의 또 다른 고객을 소개받기도 했다.


이렇게 구축한 인맥이야말로 보험영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돼간다.


아울러 판매왕들은 목표의식이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목표는 신계약건수이기도 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구두가 닳도록 돌아다닌다.


1년에 일곱 켤레의 구두를 바꿨다는 설계사도 있다.


이들은 하루에 10명, 20명 이상 만나는 것을 목표로 정해 놓는다.


반면 선택과 집중을 택하는 설계사도 있다.


보험 가입이 가능한 가망고객을 선정,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매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의 경우 보험산업 최대 격변기로 불린다.


8월 방카슈랑스가 시작되고 생보사에도 실손보상 상품이 허용되는 등 금융권간 벽허물기가 본격화된다.


때문에 '설계사들의 위기'가 거론된다.


이럴 때 일수록 설계사들은 프로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보험왕들이 보여준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설계사 파이팅!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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