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승용차 허용에 이어 경차 규격 확대나 무쏘픽업의 화물차 인정 여부 등 자동차 정책을 둘러싼 정부정책의 잇단 혼선으로 차업계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차 업계는 "장기적인 시간을 요하는 차 개발 및 투자 일정을 어떻게 진행하란말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는 무쏘 스포츠 및 다코다와 관련,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건교부는 29일 현행 배기량 800cc 미만으로 돼 있는 경차 기준을 2008년 1월부터 1천cc미만으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화물차의 정의를 `적재량 1㎡이상' 에서 `2㎡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관련절차를 거쳐이르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부처 장관회의에서 경차 규격 확대방침에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당초에는 유예기간이 3년으로 알려졌다가 최근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유예기간 연장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방침이 최종 확정되자 그동안 경차에 대해 이견을 보였던 GM대우차와 기아차는 희비가 엇갈렸다. GM대우차는 "현행 경차 규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으나정부가 최종적으로 확대를 결정한 상황에서는 이를 수용키로 했다"며 "경쟁력 있는경차 개발 및 생산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마티즈 후속모델인 `M-200'(프로젝트명)에 대한 개발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며 이에 따른 막대한 손실 등이 예상되자 `충분한 사전 예고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정부 정책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해왔다. 반면 당장 내년 초 비스토 후속모델인 유럽형 경차 `SA'(프로젝트명)의 국내외시판을 계획하고 있는 기아차는 `SA'가 당분간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됨에 따라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차에 대한 안전성 및 상품성을 강화, 경차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수출 경쟁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경차 규격 현실화가 급선무"라며 "이번 정부 정책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것으로 이같은 상황에서는 `SA'의 판매계획이 절름발이식으로 파행을 겪을 수 밖에 없어 실망스럽고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화물차로 분류하는 적재함 면적기준이 기존 `1㎡ 이상'에서 `2㎡ 이상'으로 상향조정되는 것과 관련, 쌍용차는 이 기준을 따를 경우 무쏘스포츠가 승용차로 분류될 수 밖에 없어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픽업트럭의 불법개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취지는 이해하지만 유럽과 일본 등 국제적인 화물차 기준과 맞지 않는데다 수입 픽업트럭인 다코다와 비교해 역차별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무쏘스포츠가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화물차인지 승용차인지에대한 분류가 8개월 사이 3번이나 번복되는 정책혼선 때문에 경영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소비자들의 혼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유승용차 허용 정책도 2005년 시판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관계부처의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어 차업계와 소비자의 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송수경기자 june@yonhapnews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