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아울렛 세이브존 등 패션 할인백화점이 중산층과 서민들의 알뜰쇼핑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매장 분위기가 백화점처럼 쾌적하면서도 품질이 좋고 값이 저렴해 불황기 쇼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주말이면 이들 패션 할인백화점은 20∼40대 주부 고객들로 붐비기 일쑤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틈새 공략 패션 할인백화점이 백화점과 할인점 틈바구니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한 것은 철저하게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매장 구성은 백화점과 비슷하다. 패션 할인백화점의 대표로 성장한 2001아울렛(점포 7개)이나 세이브존(6개)에 들어서면 백화점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장이 깨끗하다. 백화점처럼 지하에 하이퍼마켓을,지상층에는 잡화 의류 생활용품 침구 가구 가전매장 등을 입점시켰다. 패션 할인백화점의 성장비결은 가격경쟁력에 있다. 백화점 물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물건을 할인점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세이브존 화정점이나 2001아울렛 중계점이 대표적인 곳이다. 패션 할인백화점은 대형 할인점과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박리다매'라는 기본 전략에선 일반 할인점과 같다. 하지만 핵심 매출부문의 경우 할인점은 식품부문이 50%에 달하는 반면 패션 할인백화점은 의류부문이 50%선이다. 실례로 2001아울렛은 전체 매출의 51%가 의류이고 생필품(26%)과 생활용품(19%)이 뒤를 잇고 있다. 이같은 의류 경쟁력은 이월상품에서 나온다. 품질이 좋은 이월상품을 골라 정상가의 50∼80%에 판다. 신상품은 임대 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으로 10% 이상 저렴하게 내놓는다. 패션 할인백화점은 이월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1아울렛은 지난 99년 91억원이던 의류 PB 매출이 지난해엔 4백20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10여개 PB 매출이 전체의 15%인 7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브존도 현재 매장별로 4∼5개씩 PB 상품을 시범 판매 중이다. ◆백화점 가세-경쟁 갈수록 치열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패션 할인백화점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94년 2001아울렛 당산점에서 태동한 패션 할인백화점들이 점포를 확장할 예정인데다 일부 백화점이 업태를 전환,경쟁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1아울렛은 올해 안에 서울 수도권에서 4개 건물을 사들여 2001아울렛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경쟁업체인 세이브존도 뉴코아 인수가 확정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뉴코아 점포들을 패션 할인백화점으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도 백화점 업계에선 처음으로 울산 성남점을 패션 할인백화점으로 변경키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패션 할인백화점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이브존 노원점 신영식 점장은 "국내 브랜드들이 재고를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이월상품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 할인백화점의 미래는 이월상품 확보와 함께 PB상품 개발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