虎爲百獸尊, 호위백수존 罔敢觸其怒. 망감촉기노 惟有父子情, 유유부자정 臨行更相顧, 임행갱상고 -------------------------------------------------------------- 호랑이는 뭇 짐승 가운데서도 존엄한 존재/감히 그의 노여움을 살 자 아무도 없다네/그러나 호랑이도 아비 자식의 정은 있어서/떠날 때에는 서로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네 -------------------------------------------------------------- 명 왕광양(汪廣洋)이 호랑이 그림에 붙인 시 '화호(畵虎)'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만물지영장'(萬物之靈長)으로 자처하고 초목금수(草木禽獸)를 마음대로 다루고 거느릴 수 있는 힘과 지혜와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우리는 또 사회가 분화되고 인간의 이기심이 조장돼 감에 따라 인간행태가 여러 모로 초목금수만도 못한 경우를 보고 놀라는 때가 더러 있다. 사람이 짐승이나 벌레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