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21일로 구속 된 지 만 3개월을 맞았다. 지난 2월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최 회장은 지난 9일 징역 6년을 구형받고 오는 30일 그의 운명을 결정할 1심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선고공판을 앞둔 최 회장은 비교적 순조로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매일 면회를 가고 있는 SK그룹 임직원들을 만나 회사 돌아가는 얘기를 보고받는 것 외에 부인 노소영씨 등 가까운 친지들과도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자녀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원래 만능 스포츠맨인 데다 워낙 건강한 체질이어서 오랜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심적 고생으로 인해 체중이 많이 줄었다고 SK그룹측은 전했다. 최 회장은 면회 온 측근들에게 "SK글로벌 채권단 쪽의 분위기는 좀 어떠냐"고 묻는 등 그룹의 운명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본인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 만큼 결국은 모든 문제를 본인이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SK측은 전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의 1대주주가 된 소버린자산운용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소버린과의 대화 창구인 유정준 SK㈜ 전무를 통해 소버린의 동향에 대한 상세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SK 임직원뿐 아니라 자신이 두 학기 동안 강의했던 서울대 학생들로부터 2백여통의 편지를 전달받고 일일이 답장을 해줬다고 SK는 전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룹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최 회장이 이미 상당한 죄의 대가를 치른 만큼 사법부의 관대한 처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