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moon@y-k.co.kr 21세기 메가트렌드란 책을 썼던 존 나이스빗은 일찍이 21세기는 환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가 있다. 산업혁명 이후 2백50년간 유럽의 서부 해안과 미국의 동부 해안 사이에서 문물이 오가며 성장을 주도했던 대서양 시대는 쇠퇴하고,미국의 서부 해안과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가는 환태평양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그 말대로 이제 유럽은 분명한 퇴조를 보이고 있다. GDP기준으로 유럽은 전 세계의 28%이하로 줄어들고 북미는 35%,동아시아는 27% 가까이 차지해 환태평양 시대는 21세기 처음 10년 내에 실현될 전망이다. 이러한 세계적 대조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한국이 동북아경제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일부 식자들은 주장한다. 지정학적으로 제2의 경제 대국인 일본과 미래에 제2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 거의 분명한 중국 사이에 끼어 있으니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화제가 동북아 금융의 중심이 되겠다는 우리의 국가 비전에 이르면 이런 저런 이유로 고개를 젓고 회의론에 빠지는 분들이 많다. 이는 마치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현재로서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국내에 널리 퍼진 회계 부정 또는 불법,비윤리적 내부거래,부패 관행을 일부 사회지도층이 아직도 마치 별 것 아닌 양 호도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그런 가운데 부실 경영과 불법,부정에 의한 자산 손실에 대해서 아무런 재산상의 보상이나,깊은 참회도 없이 일방적인 형사적 대사면만을 기대하는 일부 기업가들과 정치 사회 지도자들을 보면 한국에는 사회 정의도 미래도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수백만 종업원 및 주주와 수천만 국민을 속여가며 자신들의 부의 축적과 경영권 연장을 위해 온갖 불법,부정 행위를 수년간씩 지속해 온 사람들,더욱이 수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경제 범죄자를 가중 처벌하기는 커녕 대사면 해 준다면 어떻게 사회 정의와 국가 기강이 바로 서며,어떻게 신용을 기반으로 한 금융국가가 건설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인 것이다. 동북아 금융중심국가가 되기를 진정 원한다면 주주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며 진심으로 참회하고 대가를 치르는 기업가와 지도자들이 많아야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