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방송위원회에 신청한 KBS 2TV 재전송 승인 건이 2차 심사기한인 다음달 19일까지도 처리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처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부실한 심사가 될 가능성이 많고요."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한 관계자는 18일 이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3개월의 산고 끝에 지난 10일 출범한 2기 방송위원회가 8일째 공전을 계속하고 있는 탓이다. 지상파방송 재송신은 지난 2년간 스카이라이프 경영의 발목의 잡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가 빨리 결정이 나야 향후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심사의 주체인 방송위가 파행운영되고 있어 스카이라이프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케이블TV업계도 방송위에 대한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케이블TV 디지털 전환 지원,채널사용사업자(PP) 등록제 보완,지상파방송사의 광고시장 독과점 해소 등 시급한 현안들이 마냥 지연되고 있다. 고사위기에 처해 있는 PP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케이블TV방송국(SO)에는 하루가 아까운 시점인데 방송위는 벌써 3개월이 넘도록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새로운 방송사업인 위성 DMB사업을 준비 중인 SK텔레콤도 방송위의 파행운영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이미 일본의 MBCO사와 위성발사 계약 체결이 임박해 있는 상태지만 DMB사업에 대한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사업자 선정도 이뤄지지 않아 사업 추진을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말께 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액수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위성 발사와 함께 당장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업계의 사정이 이런데도 방송위는 여전히 개점휴업중이다. 방송위 노조는 노성대 위원장,양휘부 위원 등 일부 인사가 방송위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위원회가 노조의 출근저지에 밀려 장소를 전경련회관으로 옮겨 상임위원 선출을 위한 전체회의를 가졌으나 법 해석문제에 이견이 노출돼 회의를 다시 19일로 연기했다. 방송위의 업무 공백이 길어질수록 방송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유창재 문화스포츠부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