泉眼無聲惜細流, 천안부성석세류 樹陰照水愛晴柔, 수음조수애청유 小荷재露尖尖角, 소하재(재:겨우)로첨첨각 早有청정立上頭, 조유청(청:잠자리)정입상두 -------------------------------------------------------------- 샘구멍에서 소리없이 가는 물줄기 흐르고/나무 그늘 물에 비쳐 산듯 부드럽네/작은 연 이제 막 뾰족 고개 내밀었는데/어느새 잠자리가 그 위에 섰네 -------------------------------------------------------------- 송 양만리(楊萬里)가 읊은 '작은 연못(小池)'이다. 늦은 봄 연못 가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각적인 필치로 묘사한 작품이다. 연못은 윗쪽에서 흘러드는 작은 물줄기를 받아 담는다. 그리고 연못 가 나무들이 연못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연잎이 퍼지면 방석만큼 둥글넙적하지만 처음에는 송곳처럼 돌돌 말려 뾰족하게 물 위로 솟는다. 잠자리는 뾰족한 곳에 곧잘 내려앉는다.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고 한적한 정취가 넘쳐나는 작품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