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변두리나 수도권 저소득층 가구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지못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는 개인대출중 상대적으로 건전한 것으로 인식돼온 주택담보대출마저 부실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여서 경기침체 장기화로 신용카드 부실이 개인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로 본격 전이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조흥은행[00010]은 최근 서울 왕십리나 부천.수원등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저소득층 가구들이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하는 사례가 크게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주로 경기가 상승무드를 탔던 2001∼2002년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0대 가장의 저소득층 가구로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원리금 상환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은 이에따라 일선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가운데 이같은 부실징후가 보이는 개별차주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여신 사후관리에 주력하도록 지시했다. 조흥은행 고위관계자는 "1∼2년전 집을 마련한 사람 가운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생계형 연체'가 늘고있다"며 "아직은 단기연체 현상으로 장기 고정화되지 않도록 여신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04940]은 인천 일부 지역과 서울 화곡동.정릉.응암동 등지에서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이자를 갚지못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정확한 현황파악에 착수했다. 이들의 담보대출 규모는 6천만∼7천만원으로 역시 1∼2년전에 내집 마련을 위해아파트나 연립주택, 상가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민층의 소득이 줄어들고 있고이에따라 담보대출 이자를 갚지못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은행손익에 영향을 줄만한 부실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60000]은 2.4분기 들어 카드부문과 개인신용대출 연체가 주택담보대출로 일부 전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오는 6월을 고비로 연체율이 꺾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카드부문 연체가 2∼3개월 선행하며 주택담보대출을포함한 가계대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들어 연체발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서울 변두리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전세가구들 가운데 이자연체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달중순부터 가계대출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