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부산지부가 파업을 강행키로 함에 따라 부산과 광양항을 통한 수출입물류가 완전 마비돼 국내 제조업체들은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당장 삼성 LG전자 등 국내 간판기업의 조업단축이 불가피해졌다. 수입 원자재를 받지 못한 기계 섬유 화학업체들도 생산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무역협회는 오는 16일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부산항을 통한 수출차질 금액이 5억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자원부는 하루 평균 1억9천만달러의 수출차질이 예상된다며 제조업체들의 패닉(panic.공황) 상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제조업 완전 가동중단 위기 수출주력업종인 전자업체는 당장 생산스케줄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상황이다. LG전자 창원공장은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의 출하가 전면 중단돼 지난 9일부터 창원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지속될 경우 전체 생산라인이 가동중단될 위기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광주공장이 12일 현재 2백28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평소의 76% 가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재고를 쌓아두지도 못해 공장가동률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광주 구미 인천공장에서 1백6TEU의 출하차질이 생겨 조만간 조업단축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용인공장은 수입 원자재의 공급이 끊겨 에어컨공장 가동이 50% 중단됐다. 오리온전기도 12일부터 브라운관 생산라인 5개중 2개 라인을 가동 중단했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브라운관용 유리 원료의 반입이 끊겼기 때문이다. 수출차질로 대금결제가 중단될 경우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인근의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기계업체들은 수입원자재의 입고가 중단돼 라인을 세워야 할 상황이다. 농기계 업체인 동양물산도 일본에서 들어오는 엔진의 입고가 중단돼 라인을 세워야 할 판이다. 13일 중국으로 나갈 예정인 콤바인 39대(대당 1천8백만원)와 미국으로 나갈 트랙터 67대의 선적도 불가능해졌다. 외국업체 중에서는 굴삭기 제조업체인 창원의 볼보건설기계코리아가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독일 일본에서 들어오는 트랜스미션 등 핵심 원자재의 입고가 안돼 완제품 생산이 어려워졌다. 섬유 제지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합섬 방직업체인 동국무역은 지난 4월 말부터 부산항에서 원사와 페트칩 등 원자재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오는 14일까지 파업이 계속되면 구미 합섬공장 4개와 방직공장 2개를 차례로 문 닫아야 할 형편이다. 한솔제지도 재고 과다로 인해 지난 주말부터 백판지 생산기계 1,2호기중 2호기 가동을 중단했다. ◆ 수출 피해 금액도 천문학적 액수 LG전자는 이날까지 1천TEU를 선적하지 못해 4천만달러의 피해를 보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0TEU 상당의 수출화물 선적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번주 수출 예정인 6백TEU의 선적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현재까지 3백만달러어치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오는 17일까지 파업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피해금액은 7백5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P케미컬도 17일까지 2백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0일부터 컨테이너 작업이 중단돼 4백만달러의 피해를 입었고 한국타이어도 수출컨테이너 1백50TEU가 공장에 묶여 있다. 한화기계는 공작기계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1천만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대우종합기계는 매주 40피트 컨테이너 70개 분량의 공작기계 50대를 수출하고 있으나 부산항의 선적이 중단되면서 50억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정태웅.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