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가전업체인 미국의 GE가 한국의 물류파업 등을 우려, 삼성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물량을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GE측이 지난 달 철도파업 위기를 겪은 직후 한국내 생산물량을 중국현지법인으로 돌려 공급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E측은 철도분야의 노사불안이 다른 물류분야로 확산될 경우 한국에서의 제품 조달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GE가 생산지 전환을 공식 요청해 오지는 않았으나 GE에 대한 공급물량 생산을 해외 현지공장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까지 GE에 공급하는 냉장고(1백ℓ급 소형)와 에어컨(창문형)의 생산을 전량 중국으로 전환한데 이어 수원공장에서 생산, 공급하고 있는 최고급 전자레인지(OTR)도 국내 생산비중을 점차 낮추기로 했다. LG전자는 GE에 공급하는 제품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멕시코로 이전할 방침이다. 냉장고(6백ℓ 대형)의 경우 올해 7∼8월부터 멕시코 공장으로 생산을 일부 이전해 GE에 공급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GE로 공급하는 냉장고 물량 전체를 멕시코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GE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GE에 공급하는 물량중 해외생산비중이 2001년에는 2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0%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GE가 올해 국내 가전 3사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물량은 작년보다 2억달러 정도 늘어난 7억달러 규모다. 김성택.강동균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