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위원장 변성식)이 이례적으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변성식 노조위원장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한은 노조가 통화정책의 독립성이나 총재.금통위원 선임 등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적은 있지만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금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 위원장은 금리를 인하할 경우 효과가 있는지, 효과가 있다면 어느 정도 내려야하는지, 그동안 한은이 통화정책을 적절히 수행했다고 보는지 등이 설문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한은 직원 50명과 국회의원, 교수, 경제연구소 전문가, 언론사 경제부 기자 등 모두 25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뒤 9일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변 위원장은 "그동안 금리인하에 반대해온 박승 총재가 최근 갑자기 통화정책변경을 시사함으로써 외압논란이 일고 있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스와 북핵문제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이미 2∼3주전에도 예견됐던 것으로 한은이 정책기조를 바꿀만한 변수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불과 2∼3주전만해도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부동산투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박 총재가 입장을 바꾼 것은 정부의 외압에 흔들렸거나 아니면 경기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은의 구성원인 노조가 통화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섬으로써 금리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학계, 금융시장의 논란이 중앙은행의 내부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