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정적이 감돌았다.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활기 넘치는 봄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1960년대 초 출간되어 농약으로 널리 쓰이던 디디티의 위험과 생태계 파괴,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위협을 실감나게 고발한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다행스럽게도 각계 지도층의 인식 변화와 결단에 의해 그 얼마 후 디디티의 생산·판매가 금지되면서 디디티에 의한 농지와 생태계 파괴는 중단될 수 있었고,북미의 농촌에서 새와 곤충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북미에서 새가 많아진 곳은 농·산촌만이 아니었다. 도시에도 야생적인 숲이 늘어나면서 수 많은 곤충과 새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도시가 인구 많고,마천루가 즐비하기로 유명한 뉴욕이다. 뉴욕시에는 1백만평이 넘는 공원이 무려 6개나 된다. 그 넓이가 1백1만평이나 되면서,상업 지역인 맨해튼 한가운데 있어 더욱 유명한 '센트럴 파크'에 가면 무려 1천7백여종의 수목 및 2백70 여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도시에서 새는 도대체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우리의 봄이 '침묵의 봄'인가,새소리 지저귀는 환희와 생명의 봄인가? 서울에서는 통 새를 볼 수 없다. 녹지와 숲이 양적 및 질적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이다. 양적으로만 비교해 보아도 서울의 생활권 공원 면적은 선진국의 3분의 1도 안된다. 게다가 많은 하천과 지천들이 건천화 되었거나,복개되어 버렸다. 자연 습지들은 무자비하게 사라져버렸다. 대기오염 수준은 세계 4위를 달린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새가 산다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 사람마저 숨쉬기 고통스러운 장소가 될지도 모른다. 다행히 학교 담장을 헐고 나무를 심고,학교 숲을 늘려가는 시민운동이 활발하다. 일부 지방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산림청 등이 학계,시민사회,기업과 함께 도시숲 운동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생명의 숲과 서울시는 서울 그린트러스트라는 공익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만 1백만평 이상의 녹지를 늘려보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나아가 뚝섬의 금싸라기 같은 35만평을 공원 용지로 내놓고,야생성과 생태성이 높은 시민의 숲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이제 우리 도심 한가운데 야생성 높은 생태공원이 들어서고,수십종 이상의 새소리,생명의 소리가 들릴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