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케이스 AOL타임워너 회장,제프 이멜트 GE 회장,짐 맥너니 3M 회장 등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 주말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P&G 본사에 모였다는 소식이다. P&G의 자사 출신 전문경영인 초청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CEO사관학교로 불리는 P&G의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P&G(Procter&Gamble)는 1837년 신시내티에서 양초를 만들던 윌리엄 프록터와 동서인 비누 제조업자 제임스 갬블이 함께 출범시킨 세계적인 생활용품업체다. 1879년 물에 뜨는 아이보리비누,1911년 식물성지방인 크리스코쇼트닝을 발매한 데 이어 46년엔 최초의 합성세제 타이드,49년엔 액체합성세제 조이를 내놨다. 현재 1백40개국에 샴푸 섬유탈취제 기저귀 위생용품 휴지 과자 등 3백여 가지의 제품을 판매, 지난해 4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80개국에 진출, 직원만 10만명이 넘고 매년 포천지 선정 1백대 기업에 꼽힌다. P&G가 이처럼 승승장구할 뿐만 아니라 미국내 최고경영자 배출기업으로 꼽히는 것은 독특한 인력관리시스템 덕이라고 한다. 학벌보다 리더십 문제해결력 창의성 위주로 선발한 뒤 철저하게 훈련시키고 외부 스카우트 없이 내부에서 승진시킴으로써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드높인 결과라는 것이다. 1892년 세계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도를 실시하고,1915년 질병 장애 퇴직 생명보험을 총괄하는 종합보험 제도를 도입하는 등 투명경영과 종업원 복지에 앞장선 것도 P&G 발전의 요인으로 여겨진다. 지금도 업무 추진현황은 물론 경영 전반을 공개,직원들의 신뢰와 참여를 유도한다고 한다. P&G의 또다른 특징은 적극적이고 치밀한 마케팅.미국의 광고전문지 애드에이지는 P&G를 20세기 최고의 마케팅업체로 꼽았을 정도다. 소비자 반응과 기호를 지속적으로 파악,그에 상응하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는 얘기다. 1백60살이 넘은 장수기업 P&G의 꾸준한 성장 비결이 '인재육성,투명경영,소비자이해'라는 세가지 원칙 고수라는 사실은 외부환경 변화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국내기업에 시사하는 바 크다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