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choi@stepi.re.kr 기술혁신을 연구함에 있어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곤 한다. 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다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전에 부지런하게 준비하고 투자하는 자에게만 그 과실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세상의 그 어느 이치와 다를 바 없다. 이때 네트워크라 함은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은 아니며 수직적으로 결합된 계층구조도 아닌,그 중간적 성격의 수평적 연계를 의미한다. 그러면 왜 네트워크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가. 무엇보다도 기술혁신 경쟁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비를 상호 분담함으로써 참여자의 내부비용을 크게 경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현대와 같은 스피드 경쟁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진입,진보,퇴출 등이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기술혁신 역량이 미흡한 약자도 예를 들어 산·학·연 협력을 통해 성취할 수 있으며,내부에 최소 한도의 기술혁신 역량을 구축한 채 외부로부터의 아웃소싱을 통해 단기간에 강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21세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유력한 방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네트워크에 성공적으로 참여하여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둘째,네트워크 전체 및 관련요소들을 꿰뚫어보고 통괄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내부 핵심역량과 아웃소싱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해야 한다. 셋째,네트워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진화,소멸하고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대체 네트워크의 등장 가능성을 항시 염두에 두고 그에 대비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여하튼 네트워크의 생성,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이에 잘 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자신이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이미 소멸했음에도 불구하고,그에 집착하거나 머뭇거린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이 시간과 돈만 낭비될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 네트워크의 형성과 안정적 재생산에는 사회제도의 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제도의 틀 구축 및 네트워크의 융성을 촉진하는 정부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