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평가지수가 2월보다 9.6포인트 하락한 63.9를 기록, 98년 11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 부실도 위험수위에 도달해 지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소상인들이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상대적으로 잘 나가는 업종은 있게 마련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욕구 분석을 통해 치밀한 전략을 구사한다면 불황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불황에 강한 업종을 선택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구체적인 근거나 현장 검증 없이 업종만 믿고 창업해서는 안된다. 아이디어에 치중해 대중성이 부족한 업종을 고르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불황에는 무엇보다 '안정성'에 가장 역점을 두는게 좋다. ◆ 시너지 효과를 노려라 불황기에는 한 가지 아이템을 내세우는 것보다 수익 원천을 다각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가지 아이템만 취급하는 전문점은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험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복수 아이템을 동시에 취급함으로써 추가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 좋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스프레소 커피.허브 복합점을 들 수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와 허브의 주 소비층은 유행에 민감하고 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신세대다. 허브는 독립상품으로서 입지가 약하고 에스프레소 커피는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달했다. 하지만 이 둘을 한 매장에서 판매하면 시너지가 발생, 부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 입맛의 변화를 따라잡아라 외식업의 판도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은 신세대를 중심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외국계 패스트푸드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빠르게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게 된다. 맛 분위기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적절히 반영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음식점은 불황기에도 성황을 이룰 수 있다. 특히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닭과 생선을 저렴한 가격에 차별화된 조리법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닭과 생선은 콜레스테롤이 적고 DHA를 비롯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으로 꼽힌다. ◆ 절약 심리를 충족시켜라 경기가 침체되면 가계부터 기업까지 경제주체마다 절약 풍조가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창업시장에서도 이를 공략하는 아이템들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을 파괴하거나 고가의 상품을 저가로 대여하는 업종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사업이다. IMF체제 이후 재활용 사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재생품들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이들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래된 욕실과 주방을 저렴한 가격에 산뜻하게 다시 꾸며주는 욕실.주방 리폼사업도 소비자들의 검약심리를 파고들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 건강.오락 트렌드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생활패턴이 바뀌어 소자본 창업에서도 이런 변화의 바람을 쫓고 있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인라인스케이트 전문점. 인라인스케이트는 그동안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됐으나 최근 가족 단위로 여가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주로 수입상품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창업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볼 수도 있다. ◆ 어린이 교육사업 불황 없다 어린이 교육사업은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다양하고 자녀교육과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창업자, 특히 주부들에게 인기를 끈다. 이 분야는 '불황이 없다'고 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교육사업에서는 오직 학습능력 향상에만 목적을 두었던 기존 경향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뇌계발과 함께 인성 및 창의성 함양을 동시에 겨냥한다거나 맞벌이부부 자녀를 대상으로 한 업종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것도 최근 경향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