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서 데이콤 회장은 공석중인 하나로통신의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정도경영,민주경영,젊은 경영감각 등 네가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일 기자와 만나 "하나로통신의 인력 규모와 시설이 과다하고 직급 인플레 현상,책임경영 부재로 인한 부실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하나로통신의 차기 CEO 선임을 앞두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1대주주인 LG그룹이 어떤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CEO 선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지금은 각계로부터 후보를 추천받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나로통신 CEO로는 김창곤 전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정홍식 텔슨전자 회장(전 정통부 차관),윤창번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박 회장은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협력방안에 대해선 "이번주 초 두 회사가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협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나로의 시내전화와 데이콤의 시외·국제전화 번들링,양사의 통신시설 통합운영,하나로통신 자가망을 파워콤에 매각하는 문제 등 10여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하나로 망을 파워콤에 매각하겠다는 방안은 사실상 데이콤-파워콤-하나로통신 3사를 한 회사처럼 경영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방안이어서 하나로통신 주요 주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통신업계의 지난 1·4분기 경영실적이 지난해 4·4분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통신업계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업계의 구조조정에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때"라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