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 사업법인을 갖고 있는 진로가 최근 일본으로의 소주수출 부문을 분리,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이 신설 법인에는 기존 일본 법인이 현지 영업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진로소주' 상표권이 현물로 출자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로는 지난 2월초 일본으로의 소주수출사업 부문을떼어내 ㈜JML(Jinro Masan Liquor)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자본금 57억6천만원의 ㈜JML에는 일본 수출용 소주를 주로 제조해온 진로 마산공장과 일본 내에서의 `진로소주' 등록상표권이 현물 출자돼 있다. 이 상표권은 지난해 5월 골드만삭스에 의해 가압류돼 당장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상태다. 진로측은 현재 진행중인 1조6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과 관련, ㈜JML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으며 이 회사의 자산가치는 2천4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로재팬(일본 법인)이 보유해온 일본내 `진로소주' 상표권이 ㈜JML로넘어옴에 따라 진로재팬은 사실상 독자 사업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돼, ㈜JML의실제 가치를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진로재팬을 그냥 매각해도 되는데 굳이 ㈜JML을 신설해 외자유치를 해야할이유가 있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상표권을 ㈜JML에 넘겨준 이상 진로재팬의 기업가치는 생각하기어렵다"면서 "㈜JML을 매각한다는 것은 진로재팬을 묶어서 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며, 협상중인 (㈜JML의) 가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 "㈜JML의 설립은 세금 등 구조조정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절세기법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진로는 지난해 상반기 한 외국계 회사로부터 진로재팬을 미화 8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금융당국이 장진호 회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협상이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환율로 미화 8억달러면 1조원에 육박하는 거금이며, 진로가 이달초 자사와진로재팬, 국내 석수사업 등을 묶어 유치하겠다고 밝힌 외자유치 규모와 거의 맞먹는 것이다. 지난 88년 진로재팬이 설립된 이후 회계감사보고서 등 이 회사의 사업 규모를파악할수 있는 공식 자료는 국내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채권사들은 `진로재팬 등 해외 사업 가치를 고려할때 진로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 훨씬 넘는다'면서 진로가 그 절반 수준의 외자유치를추진중인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