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kwon@nobangclinic.co.kr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면 성기능도 좋아집니까." 얼마 전 클리닉을 방문한 70대 중반의 신사분이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물어보는 질문이다. "노화방지 치료가 건강장수는 물론이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인데 성생활도 삶의 질에서 중요한 부분의 하나이므로 당연히 좋아지게 해드려야죠.부족해진 성장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을 보충해 드리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력이 좋아지고 활력이 넘치게 되면 성기능도 자연스럽게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 최근 들어 달라진 노인들의 성에 대한 태도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예전에 노인들을 진료할 때에는 성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문제를 털어놓도록 상담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으나 요즘은 묻기도 전에 먼저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사회에서 노인들의 성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터부시 되었었다. 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건강상태가 좋은 노인들이 늘어나고 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터부시했던 사회적 분위기가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이제 노인들의 성문제도 공개적으로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얼마 전에 상영된 영화 '죽어도 좋아'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평소 활발한 성생활은 노년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해 주는 윤활유 같은 것이므로 노인들도 활발한 성생활을 즐겨야 하며 그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온 필자로서는 흐뭇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노화방지의학에서는 성기능을 근력,기억력 등과 함께 건강장수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노년에도 적당한 성생활을 즐기는 것이 질병의 저항력을 높여주고,엔돌핀을 생성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장수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몇 살까지 성생활이 가능한 것일까? 정답은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도 성에 대한 욕구는 젊었을 때와 거의 같으며 다만 성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예를 들면 파트너가 없다든가 또는 체력이 떨어진다든가 하는) 때문에 성생활의 빈도가 줄어드는 것뿐이다. 또한 노년기에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의 대부분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당뇨병,고혈압 같은 성인병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80~90세가 되더라도 건강하다면 얼마든지 섹스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생활에는 정년퇴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