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내놓은 카드사 및 투신사 유동성 대책에 부응해 카드사들도 나름대로의 추가자구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자구계획의 핵심은 연내에 총 4조5천5백억원의 자본확충을 한다는 내용이다. 카드사들은 또 대대적인 인력 및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폭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완화' 등의 추가조치도 건의하고 있다. 8개 전업 카드사로부터 자구계획을 들어봤다. ◆ 자본확충 4조5천5백억원 =정부는 당초 2조원수준이었던 신용카드사의 증자규모를 올해말까지 두배 이상으로 늘릴 것을 카드사에 요청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올해말까지 총 4조5천5백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제시했다. LG카드는 상반기중 증자 3천억원, 후순위채 2천억원 발행을 통해 5천억원을 확충한다. 또 하반기중 5천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늘린다. 삼성카드도 상반기중 2천억원 증자와 3천억원 후순위채 발행에 이어 하반기에 5천억원을 추가로 확충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지분 56.6%에 해당하는 1천1백32억원의 증자 참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는 올해말까지 총 1조5백억원의 자본 확충안을 제시했으나 국민은행 카드사업부와의 통합문제를 확정한 후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외환카드는 상.하반기 각각 1천2백억원씩의 증자를 실시키로 했으며 우리카드는 올해중 4천억원의 증자를 실시한다. 현대카드는 상반기중 3천6백억원의 증자를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1천억원을 추가로 확충한다. 신한카드는 상.하반기 각각 1천억원씩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롯데카드는 올해중 2천억원의 증자를 실시한다. ◆ 비용, 인력, 조직 줄인다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낮추고 적자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LG카드는 올해 영업비용을 4천억원 감축키로 했으며 채권관리팀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카드는 임직원 임금동결을 실시했으며 영업점포를 전년에 비해 60%이상 줄이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인력감축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며 영업점포를 전년대비 55% 이상 감축, 영업비용 2천1백억원을 절감키로 했다. 외환카드는 영업비용 1천억원을 줄이고 5개 영업점을 통폐합키로 했다. 현대카드는 지점인력의 30%를 채권관리 업무로 전환하고 조직운영예산 3백10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이밖에 장기 무이자할부 폐지,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상, 각종 부가서비스 축소 등을 통해 영업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 정부에게 바라는 추가대책 =위기극복을 위해 필요한 추가대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카드사 사장들은 "카드사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완화가 필요하다(5명)"고 답했다. "여신금융사인 카드사에 은행과 동일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게 사장단의 설명이다. 사장들은 또 "연체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선 채권추심제한을 완화해야 한다(3명)"고 주장했다. 이밖에 △프라이머리 CBO발행 △연체정보 교류확대(2명) △적기시정조치 기준 완화(2명)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