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돼지콜레라의 여파로 삼겹살 값이 10% 이상 치솟았다. 물량은 줄었는데 소비는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대부분 수출되는 등심 뒷다리 등 기타부위는 수출이 막히고 재고가 쌓여 값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돼지콜레라에 걸린 돼지가 발견되면 반경 3㎞ 이내의 지역에서는 1개월간 돼지 출하가 금지된다.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돼지 출하가 금지되면서 돼지 값이 급등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1백㎏짜리 성돈 산지 가격은 한 달 전 14만6천원에서 최근 16만8천원으로 2만2천원(15%)이나 뛰었다. 돼지 가격이 오르자 삼겹살 값도 뛰고 있다.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양재종합물류센터에서는 삼겹살 도매가격이 최근 1주일새 ㎏당 8천원에서 9천5백원으로 19% 치솟았다. LG유통 축산팀 김성용 과장은 "이라크전 등 큰 사건이 많아 돼지콜레라를 의식하는 소비자가 적다"며 "행락철을 맞아 삼겹살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즐겨 먹는 등심 뒷다리 등 기타부위의 경우 사정이 정반대다.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혀 물량이 남아돌기 시작하면서 기타부위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LG슈퍼마켓에서 돼지 등심 가격은 1주일새 1백g당 5백80원에서 4백50원으로 떨어졌다. 뒷다리 가격은 4백80원에서 3백원으로 38%나 곤두박질했다. 기타부위 값이 폭락하자 LG마트 등 일부 유통매장들은 등심 뒷다리 등을 미끼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돼지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양돈업계로서는 돼지콜레라로 인한 수출 차질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대한양돈협회 김동성 상무는 "재작년 구제역으로 인해 막혔던 일본 수출길을 간신히 뚫었는데 돼지콜레라로 다시 막혔다"며 "언제쯤 다시 일본에 물건을 내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