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유럽형 경차인 후속모델 `SA'(프로젝트명)와 바통터치를 하며 사라질 운명에 처했던 기아차 경차 비스토가 당분간 세상 빛을 더 보게 됐다. 기아차는 30일 "당초 올해말 비스토를 단종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내년에도 계속출시하기로 방침을 바꿨다"며 "언제까지 판매를 계속할지는 시장 수요 추이에 따라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이같은 방침은 정부가 지난 26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올 상반기안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 경차규격을 배기량의 경우 현행 800cc에서 1천cc로, 차폭은 1.5m에서 1.6m로 확대하되 2-4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기아차는 당초 비스토는 올해말로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안전성과 성능, 실내공간 규모를 향상시킨 배기량 1천cc급, 차폭 1.595m의 유럽형 경차인 `SA'를 내년 초출시, 내수와 수출을 통해 첫 해인 내년에 13만대 이상, 2004년부터는 15만대 이상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경차 규격 확대가 곧바로 시행될 것으로 내심 기대해온 기아차로서는 `SA'가 유예기간인 향후 2-4년 동안은 세금 감면 등 경차 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내수기반을 보장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당초 방침을 선회한 것. 이에 따라 기아차는 내년초 예정대로 `SA'를 내수시장에 내놓되 비스토도 계속출시, 당분간은 `과도체제'로 가고 시장수요에 따라 점차 `SA' 단독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유예기간 설정으로 한동안 `SA'가 경차도, 소형차도 아닌 `회색지대'에놓이게 됐지만, 우선 비스토 생산을 계속해 경차 부문의 수요도 어느정도 유지하고`SA'의 경우는 `예비 경차' 수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디젤엔진도 개발, 2005년 경유승용차 허용과 맞물려 디젤 `SA' 특수를 살려간다는 전략이다. 비스토의 경우 기존처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SA'는 협력업체인 동희오토를 통해 각각 생산할 계획이어서 비스토와 `SA'를 동시에생산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비스토는 지난 99년 4월 출시된 이후 지난달까지 내수 7만8천525대, 수출 25만1천65대 등 총 32만9천590대가 판매됐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