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음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과학기술부의 최대 과제는 반도체를 이어갈 새로운 차세대 주력기술을 찾아내는 것이다. '포스트 반도체' 초일류 기술 국가프로젝트의 추진이다. 정부는 그동안 선행 연구개발 투자로 성장 원동력을 확보해왔다. 1980년대의 4MD램 및 PC와 90년대의 2백56MD램,CDMA,TFT-LCD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반도체를 비롯 주력산업이 멀지않아 한계에 이를 조짐이다.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찾아내 차세대 주력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어떤 기술이 유력한가=정부는 시장상황과 기술 등을 감안해 5년 후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기술과 제품을 체계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과학기술부는 국가기술지도상(NTRM)에서 도출된 99개 기술을 토대로 전략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기존 주력산업에 첨단기술을 접목,주력산업을 고도화시키는 방안이다. 반도체에 테라급 나노소자를 결합시킨 테라비트 반도체를 개발하고 자동차에 연료전지를 결합시켜 차세대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 등이다. 두번째는 IT나 BT 등 신기술을 신성장 전략산업화하는 것이다. 생체이식용 인공장기나 항암제 뇌졸중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이 그러한 사례다. 셋째는 신기술과 신기술을 합친 융합신기술을 창출하는 것이다. IT와 BT를 결합해 질병진단용 바이오칩을 개발하거나 IT와 BT NT를 결합해 고성능 지능형 분산컴퓨터를 개발하는 것 등이다. 융합 신기술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다. 따라서 이 기술개발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시장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어떻게 추진되나=정부는 민간과 관련부처가 공동 참여하는 미래전략 기술기획단을 다음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설립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각 부처에서 발표한 차세대 기술과 산업보고서를 모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7월까지 대상 기술을 발굴,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기획단 단장은 민간인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술을 발굴한 후 각 부처별로 역할을 분담해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매년 신기술 분야 연구개발투자 가이드 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IT BT NT ET CT 등 6T 기술 개발에 정부 R&D예산의 30.8%(1조6천억원)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포스트 반도체 기술에는 정부 R&D예산의 70% 수준까지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투자의 틀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영일 과학기술부 연구개발국장은 "기술개발에 필요한 인력양성과 인프라 공급에도 온힘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