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이라크전 발발, 고유가 등 불안요소가 계속되면서 그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경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인기가도를 달려온 RV(레저용 차량)는 위축, 두 차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20일까지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쌍용차의 내수 판매대수는 6만7천989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6만6천270대보다 2.6% 증가한 가운데 경차는 모두 2천898대가 팔려 지난달 같은 기간(2천69대)에 비해 40.1%나 증가,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승용차 시장내 경차 점유율도 지난달 4.0%에서 5.1%로 1%포인트 이상높아졌다. GM대우차 마티즈가 2천277대가 판매돼 전월 같은 기간(1천610대)에 비해 42% 늘었고 기아차 비스토도 35%나 증가했다. 승용차 시장내 경차 비중은 99년 14.2%, 2001년 7.7%, 지난해 4.7% 등 지속적인감소세 끝에 급기야 지난 1월에는 3%대까지 곤두박질쳤으나 경기침체 및 고유가 지속과 경차 육성 움직임 등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수년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증가국면으로 돌아섰다. 반면 주 5일제 확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승용차 시장내 비중이 40%대에 진입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RV는 이달들어 20일까지 2만4천757대가 팔려 지난달 같은 기간대비 6.2% 줄어들었다. RV는 차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 차종에 걸쳐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으나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항복, 인기가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 한편 소형차는 2천670대 팔려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8.8% 줄어들었고 준중형차(9천92대)도 3.2%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중형차(9천309대)와 대형차(4천632대)는 7.2%, 5.2%씩 늘어나 `경차 아니면 대형차'식의 차 구매의 극심한 양극화를 보였다. 업체별로는 르노삼성(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23.0%증가)과 GM대우(20.1%), 현대차(6.2%)는 증가세를 보인 반면 RV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기아차나 쌍용차는 각각 25.8%, 16.1%씩 감소, 주력 차종에 따라 업체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비수기인 1-2월이 지났지만 여러 불안요인으로 인해 차판매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경기에 민감한 RV 등의 부진으로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고유가를 뚫기 위한 경차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RV도 불안요소가 제거되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