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혼수품의 판도가 `실용' 위주에서 `편리'를추구하는 쪽으로 점차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결혼정보회사 듀오(www.duonet.com)가 기혼 여성 813명을 대상으로 시대별인기 혼수품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70년대에는 반상기세트가 가장 인기있는 혼수품이었고, 그 다음은 한복감, 재봉틀, 다리미 순으로 조사돼 `의(衣)'와 `식(食)'분야에서 중요한 상품이 큰 인기를 누렸다. 한편 지금은 자취를 감춘 수동 세탁기와 석유곤로가 공동 5위에 올랐으며, 기타응답으로 보료, 짤순이(탈수기), 요강, 밍크 이불, 차단스(그릇을 보관하는 장식장),자개농, 쌀 10가마 등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상품들이 다수 제시됐다. 인기 혼수 `리스트'는 80년대부터 가전.가구 위주로 정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80년대에는 컬러방송 출범에 힘입어 컬러 TV가 인기 혼수품 1위로 떠올랐고, 120ℓ급 냉장고, 반자동 세탁기, 장롱.그릇세트(공동 4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90년대 들어서는 아파트 보급 확산으로 생활패턴이 서구화되면서 `입식'형 문화에 적합한 대형 TV(25인치 이상), 침대, 진공청소기, 무선전화기 등이 인기였다. 2000년대에 와서는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홈씨어터, 김치냉장고, 노트북.PDA(공동 5위)가 상위권에 올랐고, 비데, 정수기 등도 인기품목 대열에 합류했다. 듀오 관계자는 "인기 혼수품을 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다"며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60~70년대에는 혼수품을 살 때도 옷을 직접 만들어 입는데 도움이 되는 한복감,재봉틀 등 `실용성'을 중시한 반면, 여유가 늘어난 요즘은 드럼세탁기, 홈씨어터 등여러 기능을 갖춘 `편리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늘어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