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2일 "SK글로벌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최태원 SK㈜ 회장과 그룹 계열사들이 가능한 범위내에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사재출연으로 지분이 줄어드는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뢰회복 총력 SK는 "시장과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SK글로벌을 포함해 최 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 전량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서는 "협의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보유주식이 상장사 1천3백억원대 등 총 2천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사재출연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시장과 채권단의 협조를 당부했다. ◆계열사 안정화 SK는 분식회계 파장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SK 관계자는 "SK텔레콤이 SK글로벌에 30억원,SKC가 36억원의 매출채권을 보유하는 등 계열사와 SK글로벌간 채권채무는 지극히 미미하며 지급보증관계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SK글로벌이 부도처리되더라도 각 계열사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별로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SK글로벌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글로벌이 지난해 두루넷으로부터 3천4백68억원에 인수했던 전용회선을 재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도 SK글로벌로부터 직영주유소와 물류센터등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이 필요로 하는 자산을 SK글로벌에서 사들이는 형태로 지원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채권단과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지원이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경영권 향배 촉각 SK는 최 회장이 보유지분을 담보로 내놓더라도 당장 경영권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사재출연등으로 지분가치가 하락할 경우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월말 현재 6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의 지배구조는 SK㈜가 주요 계열사 지분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형태로 돼있다. 이에 따라 SK㈜의 지분 5.2%를 보유한 최 회장이 그룹의 지배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워커힐호텔 및 SK㈜ 주식 맞교환을 원상복귀시키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SK㈜에 대한 지분율이 0.11%로 낮아지게 됐다. 최 회장의 개인회사인 SK C&C가 SK㈜의 지분 8.63%를 확보하고 있지만 출자총액제한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 안팎에 불과하다. SK 관계자는 "지금은 경영권 향배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면서도 "적대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 됐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