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계속된 국내 조선업계의 대규모 `소나기수주'로 1-2월 선박 수주액이 역대 1-2월 최고치를 달성, 올해 선박 수주가 당초 예상을 뒤엎고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호황기인 99년-2000년 수주한 선박이 건조로 이어지면서 올해는 건조와 수출에서 역대 최대규모가 예고됨에 따라 수주까지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조선업계는`3박자' 초호황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두달간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는 500만GT 가량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던 2000년 같은 기간(200여만GT)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규모의 공식 단위로 사용하고 있는 CGT(보정 총t)로환산할 경우 2000년 1천46만CGT의 4분의 1수준이며 작년(759만CGT) 기준으로는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조선업계의 연도별 수주 규모는 99년 633만CGT, 2000년 1천46만CGT, 2001년 641만CGT, 2002년 759만CGT 등으로 99년과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2000년에는 역대 최고기록을 달성하며 황금기를 누렸다. 현대중공업[09540]의 경우 올 1-2월 2000년 같은 기간(5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10억달러 가량을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42660]도 올들어 4억4천만달러를 수주,2000년 같은 기간(3억3천만 달러)보다 수주액이 33% 증가했다. 삼성중공업[10140]도 올 1-2월 수주규모가 20척, 11억 달러로 2000년 1-2월의 12척, 6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했으며 특히 이달 초대형유조선(VLCC)과 LNG선 등 총 8척의 수주가 예고돼 있어 올 1.4분기 수주예상액이 20억 달러로 2000년 1.4분기(9억달러)의 두 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비수기'라는 징크스를 깨고 작년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조는 작년 11월 스페인에서 발생한 유조선 프레스티지호 사건 이후 가시화된 선가 및 해상운임 상승과 발주량 회복 효과로 2001년 9.11 테러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세계 조선 시황이 유조선 시장을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같은 `수주풍년'이 계속된다면 국내 조선업계는 당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750만-770만 CGT)으로 예상됐던 올해 수주 전망치는 물론 역대 최고치였던 2000년의 실적까지 웃돌며 세계시장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 발발과 북핵 문제, 고유가 지속 여부 등 `메가톤급' 불안정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이같은 연초의 호황 분위기가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고 올한해 동안 계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조용준 팀장은 "프레스티지호 사건 이후 대기수요가 쏟아진데다 해상운임도 크게 올라 수주가 회복기로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이라크전 장기화 여부나세계 경기회복 시기에 따라 향후 수주전망은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