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의 대응방안 ] 올해 경영환경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역시 '불확실성'이다.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 정도로 꼬여가고 있다.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갈 때 기업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한 경쟁의 파고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리더인 더그 매크래켄 딜로이트컨설팅 CEO는 이럴 때 일수록 비전을 명확히 하고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지금은 불확실성과 변화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제 시대다. 따라서 불확실성과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아갈 것인가가 기업들에는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특정 시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항시적 과제의 하나로 갈수록 강도를 더해 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올해는 침체된 미국경제의 회복 속도, 전쟁 발발 가능성 등과 같은 변수가 미칠 정치적 경제적 여파로 인해 한국을 둘러싼 대외 경제 여건이 극히 불투명하다. ◆ 미국 경제는 지금 회복 중 올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인 미국 경기는 더디기는 하지만 분명 나아지고 있다.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기록적인 저금리,그리고 적극적인 세제 감면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미 경제는 올 한햇동안 많이 나아질 것이며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 호조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정보기술(IT) 부문도 이러한 경기 회복의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과 같은 호황을 다시 보기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 90년대말 당시의 IT붐은 Y2K(2000년) 문제와 △인터넷 △유선방송 △무선통신 등의 폭발적인 보급과 주식시장의 활황, 그로 인한 자본조달의 용이성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이 결합돼 화학반응처럼 일어났던 전무후무한 경험이었다. 엄청난 경기 호황을 창출했지만 지속적이진 못했고 우리는 지금 그 후유증의 회복기에 있다. ◆ 불확실성을 넘어 도약하려면 예측 불가능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미래예측에서 벗어나 자사의 미래 핵심사업이 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을 강화하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한국 기업은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올해도 구조조정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최근 출범한 한국 새 정부의 의지에 따라 그 강도가 예전보다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특히 건전성 확보가 아직도 미흡하다. 그러니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재무 건전성과 체질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신경을 쓰는게 좋다. ◆ 지식 서비스업체들이 해야 할 일 90년대말의 IT 및 인터넷 붐, Y2K 등의 대두는 세계적으로도 컨설팅 산업에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컨설팅 산업은 그런 환경변화의 엄청난 수혜자였다. 그러나 많은 컨설팅사들이 일시적인 환경을 영구적인 것으로 오인하는 잘못을 범했다. 그래서 연 30∼40%, 심지어는 50%의 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직원들을 늘렸다. 그러나 경기가 하락세에 들어서면서 고객사들은 컨설팅사에 좀 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변화에 대비한 컨설팅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현재 세계 컨설팅 업계에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공개를 하는 업체도 있고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딜로이트컨설팅처럼 파트너십을 고수한 채 모기업에서 독립하는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기에 프로페셔널 서비스 업체들이 할 일은 기업 구조조정 등 객관적이면서도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컨설팅을 예로 들면 이럴 때일수록 그 소명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컨설턴트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독립성과 객관성이다. 그래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는 실질적이고 현명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 딜로이트컨설팅은 ] 딜로이트컨설팅은 34개국에 1만5천여 컨설턴트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IT 및 종합컨설팅사다. 회계법인인 딜로이트투시토마츠(DTT)에서 지난해 2월 공식 분리를 선언했다. 올 상반기중 브랙스턴(Braxton)으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99년 문을 연 한국지사(대표 스티브 필척)에는 1백70여명의 컨설턴트들이 포진해 있다. < 정리=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