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하면서 50억원대의 연봉을 포기해 화제가 됐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장남의 미국 국적 보유 및 병역 면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진 장관의 아들 상국씨(25)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에 돌아왔지만 우리나라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고등학교 때 도미했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미국 시민권이 있는 경우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법에 의해 군대도 가지 않았다. 장관에게는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수준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아들의 병역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중 군대를 가고 싶어 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야말로 '의무'이기 때문에 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 장애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장관 아들의 병역 면제는 정서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상국씨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현욱씨의 주장은 참고할 만하다. 그는 기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상국이가 초등학교 시절 한국말을 거의 못해 잘 어울리지 못했고 아직도 한국생활을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원정출산이나 병역기피는 뿌리뽑아야 하지만 이번처럼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는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인재확보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진 장관은 삼성의 필요에 의해 스카우트된 인물이다. IBM 연구원으로 잘 나가는 엔지니어였던 그는 삼성에 합류한 후 우리나라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반도체는 현재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이 됐다. 검증된 인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국내 생활에 제약을 받거나 능력을 펴기 어렵다면 이들은 굳이 한국 생활을 고집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한 국가경쟁력 저하는 더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외국인 장관을 영입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이중국적 문제 등을 재조명할 시점인 것 같다. 김남국 산업부 IT팀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