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지난해 6백82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낸 세금과 비교하면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이런 신세계의 구학서 대표가 유통업체로는 처음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할인점 사업을 펼쳐오면서 무자료 거래가 관행이던 유통시장에서 세수를 증대시킨 점이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기업 본연의 의무를 다한 것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세계는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는 '2003년 경제정의 기업상 특별상'도 받았다. 경제정의 기업상은 국민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취지로 경실련이 지난 91년 제정한 것이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가 상장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상기업을 선정하는데,신세계는 제조업체 이외의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특별부문에 추천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세계가 올들어 정부와 시민단체로부터 '투명기업'으로 인정받은데는 99년말부터 앞장서 추진해온 윤리경영이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99년 경영이념을 윤리경영으로 바꾸고,국내 기업들 중 처음으로 기업윤리 업무를 전담하는 '기업윤리실천사무국'이란 조직도 신설했다. 신세계는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지난해 7개 백화점과 51개 할인점에서 매출 7조8천억원,경상이익 3천7백70억원이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