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지난 2월에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2월중 2조1천9백15억원 늘어났다. 이는 전달의 1천2백68억원 증가에 비해 17.3배에 달하는 규모다. 1월에는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할 경우 가계대출이 전달에 비해 2천7백17억원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했었다. 2월들어 가계대출이 다시 크게 증가한 것은 이사철 주택수요로 아파트 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다 은행들이 마땅히 자금을 굴릴 곳이 없자 담보설정비 면제 서비스를 부활하는 등 가계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1월의 경우 연말.연초 상여금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적은데 비해 2월은 신학기에 따른 학자금대출 등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이 8천7백억원에 달해 전달(6백76억원)의 13배나 늘어났다. 우리 신한 조흥 한미은행 등은 지난 1월중 모두 가계대출이 감소했으나 2월엔 3백41억∼4천83억원씩 늘었다. 하나은행은 유일하게 2월에도 가계대출이 75억원 줄었으나 감소폭은 전달(-2천3백36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제일은행은 1월과 2월중 모두 4천억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억제책으로 1월중 가계대출을 급속히 줄였던 은행들이 2월 들어 다시 가계대출을 늘리는 추세"라며 "이제 시장수요에 따라 은행들이 자기책임하에 대출을 하는 정상궤도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