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최고경영자(CEO)를 1년도 안돼 또다시 교체했다. 교보생명측은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잦은 경영진 교체로 경영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은 26일 장형덕 사장을 전격 퇴진시키고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지원책임자(CAO) 중심의 집단 경영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체제는 대표이사 사장을 두지 않은 채 신창재 회장의 총괄 지휘아래 부사장 중심으로 경영을 꾸려가는 방식이다. 신 회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해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5월 취임한 장형덕 사장은 8개월만에 경영상담역으로 물러났다. 교보생명의 경영체제와 CEO가 바뀐 것은 1999년 이후 이번이 다섯번째다. 그 해 4월 이만수 김재우 최정훈 등 3인 사장으로 구성된 복수대표 체제를 도입한 교보생명은 2000년 4월 다시 이만수 사장 단일체제로 복귀했다. 2000년 10월엔 CEO를 권경현 사장으로 교체했으며 작년엔 씨티은행 출신의 장형덕 사장을 영입했다. 사실상 매년 CEO를 교체한 셈이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신임 COO에는 미국 뉴욕생명과 메트라이프 인터내셔널 등에서 근무한 정병돈 상임고문(59)이 선임됐다. 또 CFO에는 미국 푸르덴셜생명 등에서 16년 동안 근무한 오익환 전무(45)가 승진선임됐다. 오 부사장은 미국 보험계리인과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갖고 있다. CAO로는 최동석 상임고문(47)이 선임됐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 자문역, 삼일 GHRS 대표,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자문관 등을 지내고 지난 1월부터 교보생명 상임고문을 맡아 왔다. 새로 선임된 정병돈, 오익환, 최동석 부사장은 각각 △보험사업(마케팅.세일즈.서비스) △재무.자산 △인사.지원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또 김경수 전무(47)를 개인고객본부장에 선임했다. 김 전무는 교보생명에 입사해 지점장, 지역본부장, 본사 영업부장, 플러스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영업통이다. 교보생명측은 "신임 경영자들은 미국 독일 등의 선진기업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전문가들로서 현대경영의 트렌드인 집단경영체제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