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장형덕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 부문별 최고책임자(부사장)들에 의한 집단경영체제를 도입했다. 교보생명은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지원책임자(CAO) 중심의 집단경영체제를 도입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새로운 체제는 대표이사 사장을 두지 않은 채 신창재 회장의 총괄 지휘 아래 3명의 부사장 중심으로 경영을 꾸려가는 방식이다. 사실상 신 회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5월 취임한 장 사장은 경영상담역으로 물러나게 됐다. 신임 COO에는 미국 뉴욕생명과 메트라이프인터내셔널 등에서 근무한 정병돈 상임고문(59)이 선임됐다. 또 CFO에는 미국 푸르덴셜생명 등에서 16년 동안 근무한 오익환 전무(45)가 승진 선임됐다. 오 부사장은 미국 보험계리인과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갖고 있다. CAO엔 최동석 상임고문(47)이 선임됐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 자문역,삼일 GHRS 대표,중앙인사위원회 정책자문관 등을 지내고 지난 1월부터 교보생명 상임고문을 맡아왔다. 새로 선임된 정병돈,오익환,최동석 부사장은 각각 △보험사업(마케팅·세일즈·서비스) △재무·자산 △인사·지원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또 김경수 전무(47)를 개인고객본부장에 선임했다. 김 전무는 교보생명에 입사해 지점장 지역본부장 본사영업부장 플러스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영업통이다. 교보생명측은 "신임 경영자들은 미국 독일 등의 선진기업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전문가들로서 현대경영의 트렌드인 집단경영체제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또 "이번 경영진 개편은 지난 2000년 신 회장 취임과 동시에 전개했던 변화와 혁신의 1단계를 마무리하는 차원"이라며 "회사의 장기비전을 강력하게 실천해 나가기 위한 2단계 변화혁신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보생명 경영진의 잦은 교체에 대해 경영 일관성 부족을 우려하는 업계의 목소리도 높다. 일부에선 단기성과에 집착해 인재관리에 지나치게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은 1999년 4월 이후 이번까지 5차례에 걸쳐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거나 경영체제를 개편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