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주총회 시즌에 들어간다. 오는 28일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3월말까지 모든 은행들이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은 신정부 출범과 맞물려 회장직 폐지여부와 임원 인사폭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회장제 폐지 여부 핫이슈 =정부가 은행 회장제에 대한 재검토 의지를 밝힘에 따라 정부가 대주주인 조흥은행 위성복 회장과 외환은행 김경림 회장의 거취가 이번 주총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이들 은행은 전임 행장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 비상임이사가 담당하던 이사회 회장을 상근이사가 맡도록 해 인수위로부터 '옥상옥'이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은행 김상훈 회장의 경우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흥이나 외환은행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역시 거취가 주목된다. ◆ 임원 물갈이 폭 =이번 정기주총에선 이인호 신한은행장과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 심훈 부산은행장, 강중홍 제주은행장 등 4명의 은행장이 재신임을 묻게 된다. 이 행장과 코헨 행장은 무난한 실적으로 유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강 행장은 재신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사외이사 두 명을 파견중인 예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심훈 행장도 부산은행의 작년 실적이 사상 최대였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국민 조흥 외환은행 등의 사외이사 임기도 이번에 모두 만료되기 때문에 이들 은행의 사외이사들도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점쳐진다. ◆ 은행 배당률 상승 =작년에는 지방은행과 지주사를 포함해 모두 6개의 은행이 배당을 했으나 올해는 11개의 은행이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며 배당률도 지난해보다 높여 잡고 있다. 국민은행은 액면가 기준으로 20%(주당 1천원)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주사 설립 후 처음으로 배당계획을 잡은 우리금융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액면가 기준 5%(주당 2백50원)를 배당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액면가 기준 15%(주당 7백50원)의 배당을 준비중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와 비슷한 12%(6백원) 수준에서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올해 액면가 기준 7.5%(주당 3백75원)의 배당을 할 예정이다. 순익증가로 6년만에 배당을 실시하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배당률을 각각 6%(주당 3백원), 5%(주당 2백50원)로 잡았다. ◆ 주요 안건들 =기업은행은 거래소 이전건을 이번 주총에서 결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사외이사 숫자를 8명에서 1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신임 사외이사에는 여성 2명과 외국인 4명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져 국민은행의 지배구조 개편에 다른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광주.경남 등 자은행들이 주총 때 정관변경을 통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자은행들이 자체 운영중인 행장추천위원회 대신 우리금융의 경영위원회가 직접 자은행 행장을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유병연.조재길 기자 yooby@hankyung.com